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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사진 :우리가 멈춰 섰던 순간들 (The Anonymous project : The moments we paused)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대의 서양 국가 중산층 시민들의 평화롭고도 평범한 일상의 담긴 사진을 전시한다. 대다수의 작품은 아날로그식 필름 카메라로 찍어 보정도, 색감 조정도 할 수 없으나 그렇기에 가장 솔직한 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정보]
-. 전시 기간 : 2022.11.25 ~ 2023.06.06
-. 전시 장소 : 그라운드시소 서촌
-. 관람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달 첫 월요일 휴무
-. 입장권 : 정가 15,000원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홈페이지
The Anonymous Project
www.anonymous-project.com
1. 프로젝트 소개 : 익명의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전시전
어노니머스 프로젝트(The Anonymous project)는 다양한 시대와 문화에서 온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방대한 발견된 사진 모음을 큐레이션 하고 보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전시품으로 출품된 사진은 중고품 가게, 벼룩시장 등에서 발견된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을 수집하고 디지털화하고 큐레이션 하여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이러한 잊힌 기억들이 공유되고 감상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취지다. 영국의 영화감독 디렉터 리 슐만 (Lee Shulman)이 5년간 익명(Anonymous)의 사람들로부터 받은 순간(Moment)이 담긴 사진을 모으고, 인화하고, 주제별 스토리를 만들어 재해석한 슬라이드 필름 컬렉션 전시회이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리 슐만 감독이 2017년 우연히 구매한 빈티지 슬라이드 상자로부터 영감을 받아 구상되었다. 그 빈티지 슬라이드 상자 속에는 1940~1980년에 코다 크롬(Koda chrome)으로 찍은 아날로그 사진 필름이 들어있었고, 슐만 감독은 이름 모르는 누군가의 과거 순간을 통해 공감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을 느끼며 이 익명의 프로젝트 사진전을 구상했다고 한다. 누군가가 찍은 사진 한 장을 통해 각자의 아름다웠던 순간을 돌아볼 수 있다.
2. 관람 포인트 : 1950 - 80년대의 순간들
이 전시회는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고 독특한 아마추어 사진 컬렉션"이라고도 불린다. 사진 속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사진을 찍은 사람도, 피사체도, 장소도, 기법도 모든 것이 다 다르다. 전문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며, 현대적인 색감도 아니지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소녀, 엄마 치마폭 밖으로 머리를 빼꼼 내민 아이, 결혼 50주년을 축하하는 어느 노부부, 강변에서 싸우는 형제 등 지극히 평범한 일상들이다. 인종도, 시대도, 배경도, 인물도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진 속 그들만의 이야기를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다. 특히 멈춰 선 순간들의 기록 속 일상은 오늘날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기에 더욱 공감이 가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전시회이다. 벽 한쪽에 작가가 쓴 "어쩌면 사진은 인류가 개발한 기술 중 가장 다정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는 문구에 절로 고객가 끄덕여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진 속 인물들의 대다수가 당시 비교적 부유한 장산층의 백인이라는 역사적 사실이다. 여러 테마의 사진을 보더라도 대부분이 순수 백인 가정의 일상이 담겨 있으며, 흑인 또는 아시아계 사람들의 일상은 찾기 어려웠다. 역사적으로도 세계 2차 대전의 승전국이었던 미국은 백인 사회는 안정적이며 또 풍요롭게 지낼 수 있었다. 미국은 당시 전쟁으로 지친 자국민을 위해 중산층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 유흥과 소비문화를 형성했고, 이는 그들의 삶을 더욱 번영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과 복지는 백인들만을 위한 것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과 소수민족은 계속되는 가난 속에 살고 있었던 것을 사진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3. 코다크롬(Koda Chrome) 필름이란 무엇인가?
코다 크롬(Koda Chrome)은 미국 코닥(Kodak) 사의 전성기를 이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필름이다. 1935년 컬러사진의 첫 출시부터 70년간 색감 재현력으로 많은 이들을 사랑받았으나,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아날로그식 필름 수요가 급감하여 결국 2010년에 역사 속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코다 크롬의 가장 큰 특징은 필름 속에는 염료가 들어있지 않으며, 현상 과정에서 각각의 색을 넣어 색을 나타내게 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인화 가공 공정에서 색을 넣기에 전용 현상소를 방문해야만 사진 인화가 가능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988 올림픽 당시 세계 각 곳에서 취재 방문을 온 서양 사진가들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현상소를 운영했으나. 올림픽 직후 떨어지는 필름 수요에 지속적인 가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문을 닫았다고 한다. 코다 크롬필름은 사진가들이 순간을 탁월한 선명도와 풍부한 색상 팔레트로 포착하여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수십 년 동안, 그것은 전문가들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 모두에게 인기 있는 선택으로 남아 있었고, 시간의 시련을 견뎌낸 소중한 가족 앨범과 상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코다크롬은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기억을 선명한 색으로 담아낸 사진의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탁월한 선명도, 선명한 색상, 약간의 향수로 장면을 표현하는 그것의 능력은 아날로그 사진의 영역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디지털 기술이 이미지를 캡처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변화시켰지만, KODACROM 필름의 지속적인 매력은 아날로그 사진의 독특하고 대체할 수 없는 특성을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
4. 관람평
흔히 들 여행 갈 때 많은 사람이 "남는 것은 사진이다"라며 수백 장의 인증용 사진을 찍는다. 스마트폰으로도 고화질의 사진을 찍기 쉬운 요즘, 쉽게 찍고, 쉽게 편집하고 또한 쉽게 버린다. 그 순간의 기억보다는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사진을 위주로 남기고, 흔히 말하는 B급 사진은 그대로 두거나 지워버린다.너무나도 편리해진 세상 속에서, 완벽하지 않은 사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던 나 자신을 반성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오늘의 순간 기록이 영원히 남는다는 것을 아름다운 것임을 기억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