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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영감을 받아, 독창적인 스타일로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김물길(본명 김수로) 작가의 그림 전시이다. 벚꽃길을 봄 고양이의 꼬리로, 눈이 내린 산을 말로, 밭과 들판을 바둑판으로 표현한 그녀의 그림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자아내게 된다. 그녀가 46개 대륙을 여행하며 그린 <아트로드>와 함께 김물길 개인전 <Dear my forest>를 살펴보자.
KIMMULGIL 공식 홈페이지
여행을 다니며 그림을 담아내는 김물길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www.kimmulgil.com
1. '물길'따라 흐르는 대로 <아트로드>
그녀는 자신을 '여행으로 받은 영감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화가이자 여행작가'라고 부른다. 대학생 시절 우연히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방문했던 프랑스가 여정의 시작이었다. 우리나라의 익숙한 풍경, 문화를 벗어나 낯설고도 신비함이 가득한 세계로 나가 그림을 더 풍성히 그리고자, 휴학을 결정하고 2년 반 동안 주야로 일하며 여행비를 마련했다. 손에 든 항공편은 한국에서 아시아,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가는 티켓뿐이었다. 무모할 수도 있지만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 그녀는 길을 떠났다. 673일 동안 5 대륙 46개국을 여행하며 하루하루 그림으로 일상을 기록했다. 보고 느낀 것을 사진과 그림으로 남겼으며, 한 장 한 장이 쌓인 작품을 모아 <아트로드>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그녀는 타지에서의 '낯섦'이 그녀가 지속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이끈 원동력이라고 한다. 새로운 장소, 처음 만난 사람들, 코끝에 남는 그 지역만의 향기 등이 그녀를 예민한 감성을 유지하여 그림을 그려내는 힘을 주었다고 한다. 여행 도중 대학교 측 제적을 당하고, 입학한 지 9년 만에 졸업했지만, 후회는 없다. 그녀는 여행을 통해 얻은 것들을 블로그로, 책으로, 강연으로, 전시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에 더욱 몰두했고. 이 값진 경험들이 쌓여 그녀가 화가이자 여행작가로 성장시켰다고 한다. 여행을 통해 얻은 세심한 관찰력으로 뻔한 장소를 뻔하지 않은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그녀의 눈길은 한국을 다시금 보게 하였고, 한국의 구석구석 여행을 하며 쓴 수필과 그림을 담아 <아트로드 : 한국을 담다> 편을 출간했다.
2. 한전 갤러리 <Dear my forest> 展
김물길 작가의 9번째 개인전의 주제는 지속 가능한 예술이다. 한전갤러리에서 기획한 첫 번째 전시로 예술을 통해 자연과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번 전시회 속 그녀의 그림 속에는 파릇한 푸른 색감과 아기자기한 동물들이 가득하다. 부드러운 잔디로 가득한 방과 벽, 에메랄드 색상의 바다의 윤슬을 담은 소파, 호수에 살포시 내린 꽃봉오리 레코드판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마음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평화로운 풍경을 상상해 본다. 또, '벚꽃 꼬리'를 단 분홍색상의 고양이, 노랑 봄꽃 모자를 쓰고 있는 다람쥐, 흰 눈에 싸여있는 말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너무나도 흔하고 당연해서 나도 모르게 지나친 것들을 물길 작가님의 상상력과 새로운 해석을 통해 더욱 값지게 만들어 낸다.
물길 작가는 모든 사물이 살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한다. 사물이 살아있다면 어떤 모습을 취하고, 어떻게 말을 할까?라고 상상해 보는 밑그림이 그림의 초안이라고 한다. 그 그림이 작가의 분신이 되어, 그림이 담은 이야기를 대중들과 나누고 또 소통할 때가 가장 보람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의 분신은 손상되지 않은 자연 속 유유자적하게 일상을 즐기는 동물들을 보며,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보존에 대해 깊이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Mulgil Palette 물길팔레트 공식채널
Youtube 영상을 통해 작가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볼 수 있다.
www.youtube.com
3 작품 감상평
여행이 끝나면 꿈같았던 기억은 사진으로만 저장되어, 기억 저편에서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다. 여행의 소감을 채 나누기도 전, 바쁜 일상으로 돌아와 보면 여행에서 즐겼던 꿈같은 시간은 정말 찰나의 꿈이었나 싶기도 한다. 분명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갔던 것인데, 너무 짧게만 느끼고 잊힌 즐거움을 물길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여행지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작품을 통해 추억을 되새겨보고,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소중함 그림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록 오프라인 전시는 종료되었으나, 작가님의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기억 저 편 넘어 있는 우리들의 행복했던 추억을 끄집어내 보자.
김물길 작가님 작품 감상하기:
- 공식페이지 : Kimmulgil
- Youtube : 물길팔레트
- Instagram : Sooroo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