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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걸어가는 늑대들' 은 제주도에 사는 동화 작가 전이수 작가가 가족들과 함께 운영하는 조금은 특별한 전시관이다. 아직은 소년인 아이들의 쓴 글과 그림으로 많은 어른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마음 따듯한 공간이다. 또한, 전시관 운영의 수익금의 전액을 제주 미혼모, 아프리카 난민 친구들에게 나눠 선한 영향력을 베푸는 이곳을 찾아왔다.
전이수 갤러리 예약 바로가기
제주 함덕 해수욕장 부근에 세워진 동화작가의 갤러리입니다.
1. 이름부터 독특한 제주의 숨은 명소
카페이자 갤러리로 운영되는 이곳의 이름은 '걸어가는 늑대들(Walking wolves)'이다. 이는 당시 9살이던 이수 작가가 출간한 두 번째 동화책의 제목에서 따왔다. 동화책의 주요 내용은 기계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게을러진 오름(어른)을 도와주는 걸어가는 늑대(이수)의 이야기다. '흙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도시' 속 자동화 기계가 제공하는 편리함 속에 빠진 어른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반영된 작품이다. 동화 속 늑대가 오름에게 '꽃'을 선물한 것처럼, 이수 작가는 오늘날의 우리 어른들을 위해 갤러리라는 형태를 통해 '꽃'을 피운 것은 아닐까?
2. 제주도에 사는 동화작가 전이수
전이수 작가는 SBS의 <영재 발굴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9살의 어린 나이에 '그림 영재'로 불린 그는 지금 15살의 소년이 되었고, 지금도 제주 속 자연과 일상에서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그림과 글로 담아내고 있다. 그의 첫 작품인 <꼬마 악어 타코>로 동화작가로 데뷔하며, 5권의 동화책과 6권의 에세이를 출간했다. 전이수 작가의 작품은 항상 따듯한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고개를 떨군 누군가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어 주는 작품 <위로>, 시각 장애인인 아이가 가는 길을 바라보는 엄마를 보며 그린 <엄마의 마음> 등 작은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 감동과 행복을 전한다. 그가 여러 시선으로 세상과, 자연과, 장애와 사랑을 표현하기까지는 부모님의 지지와 믿음이 그를 받쳐준다. 이수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정규교육을 받는 것이 아닌 가정교육을 선택했다. 그의 동생 우태와 유담이 역시 이수를 따라 집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어머니는 국어, 한문, 사회 선생님으로, 아버지는 수학, 과학 등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정규교육만이 자신에게 행복을 주지 않는다는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며, 바른 어른으로 또 독립할 수 있도록 그들의 지도하고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이러한 부모님의 가르침 속 자기 주도 학습을 배워간다.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들은 매주 한 번씩 바닷가 쓰레기를 주우러 가거나, 숲 속에서 글짓기를 하기도 한다. 그 누구의 강요 없이 스스로 결정하고, 일을 기획하며 그렇게 세상을 배우며 천천히 살아간다.
3. 꽃은 싸우지 않는다 展 (2023)
꽃들도, 들풀도, 잡초도 생각해 보면 자연 이치를 따른 것은 싸우지 않는다. 근데 왜 사람들은 이리도 쉽게 싸우고, 헐뜯는 걸까? 들판에 핀 여러 형형색색의 꽃들은 자기의 자리를 지키며 더 아름답게 피우는데, 왜 우리 사회 공동체들은 여럿이 모이고, 서로가 다르면 싸울까? 비교와 저울질, 비판과 다툼이 넘치는 세상이지만, 이 어린 작가는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멈추는 것이 아닌 다친 마음을 얼러 만져주고, 다시금 일어서는 힘을 글과 그림을 통해 전해준다. 이번 전시회 중 가장 마음에 와닿은 그림에세이를 남겨 본다. 전이수 작가는 그가 그린 그림과, 동생인 전우태 작가가 쓴 시를 직접 영상으로 만들어 Youtube에 올리고 있다. 따듯한 말과 심심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은 한 번씩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너에게 내가 꽃이 될 수 있다면>
지나간 슬픔으로 마음까지 무겁게 채우지는 마
우리는 오직 주어진 시간으로 무엇을 할지를 정할 뿐이야
흘러가는 시간에 내 아픔을 고백했다면, 그걸로 조금은 가벼워지자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럴 때가 있잖아.
툴툴 털고 다시 일어서서, 용기를 내어 한 발을 씩씩하게 떼어봐
맑은 물이 되고, 푸른 숲이 되고, 넓은 노랑 땅 위에 서서, 그땐 내가 너의 꽃이 되어줄게
너라면 할 수 있겠니? 물론 할 수 있어. 꽃들은 봄마다 다시 필 수 있어.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야!
전이수 Youtube 공식채널
꼬마동화작가 이수와 꼬마시인 우태의 색다르고 즐거운 Homeschooling 채널입니다.
www.youtube.com
출처 : Youtube 전이수
4. 아이와 어른이 함께 하는 갤러리
갤러리 관람권은 '어린이와 함께 관람' 그리고 '조용한 관람' 으로 나뉘어 있다. 이곳은 아이들을 존중하는 키즈존(Kids zone)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조금은 시끄러울 수는 있어도 어른들이 전시 예절을 가르치고 또 보듬어주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조용한 관람을 원한다면 정해진 시간에 진행되는 '조용한 관람'을 예약을 하면 된다. 카페로 이동하면 시그니처 카페인 '위로 커피'와 이수 작가의 동생인 유담이 와 우태가 만든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팻말처럼, 사탕수수시럽, 무항생제 우유와 에스프레소의 이 3가지 재료의 조합만으로 부드럽고 위로받는 듯한 느낌을 주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관람권은 성인 기준 1만 원이나, 5천 원의 카드 교환권으로 돌려주기에 작품 관람 후 느긋하게 카페에서 사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이수 작가의 그림이 더욱 와닿는 이유는 그 누구라도 쉽게 그림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가족, 사랑 그리고 위로라는 주제로 남녀노소 많은 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준다. 그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의 많은 사건,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 가족과 친구로부터 받은 사랑을 가감 없이 그림으로 재탄생시킨다. 그의 작품은 비록 화려한 미술적 기법이 들어간 것은 아닐 수 있으나, 그의 평범하고도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큰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 감사한 전시이다.